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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토크 ewoltorque

전시작가김규림, 엄지은 / Kyulim Kim, Jieun Uhm
기획이수민 / Sumin Lee
장르영상, 설치 / Media, Installation
오프닝별도의 오프닝은 없습니다. There is no Opening Reception.
전시기간2017.2.1 - 2.8
장소서울시 성북구 성북로8길 8-6, 오뉴월 이주헌
입장료/관람료없음
관람시간 및 휴관일월-일 13:00 - 19:00 / 휴관일 없음
이월토크ewoltorque를 위한 메모 │ 이수민

0. ‘삼가’ 새해를 축하드립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인사로 쓰이는 ‘근하신년’은 ‘삼가 새해를 축하드립니다’는 뜻이다. 새롭게 오는 해를 맞이하기 위한 축하 인사에 삼가다는 뜻의 ‘근’자가 들어가는 이유는 인사를 하는 입장에서 그 인사가 사치 혹은 의미없는 인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심하고 경계하는 뜻을 축하 인사에 덧붙이는 행위는 상대방에게 무턱대고 실례를 범하지 않으려는 배려이자, 한 번 더 곱씹어보면 ‘그래도 새해를 기쁘게 맞이해보자’는 어떤 의지와 기운을 전달하는 것이다.

1. 토크(torque)는 물체에 작용하여 물체를 회전시키는 원인이 되는 물리량을 뜻한다
토크(torque)는 물체에 작용하여 물체를 회전시키는 원인이 되는 물리량을 뜻한다. 토크라고도 하고, 회전력, 돌림힘, 비틀림 모멘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이름/번역어가 있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토크’라고 하면 그것이 무엇인지 바로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이차적으로 토크는 사실 실질적인 ‘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전’력’, 돌림’힘’은 엄밀히 얘기하면 토크의 번역어로 적당한 용어가 아니라고 한다. 사실상 비틀림 모멘트가 가장 적당하지만 ‘모멘트’를 번역하기가 까다로워서 대체적으로는 토크라고 읽히는 대로 쓰거나 돌림힘이라고 쓴다.

2. 김규림
김규림은 구글 스트리트뷰와 네비게이션을 이용하여 길을 찾아 나선다. ‘길’을 찾는 시도는 무의미하다. 속도와 목적지가 제한된 공간에서 자신이 놓인 길을 스스로 흐려버린 시도(<경로를 재탐색합니다>) 이후에 모든 것이 정지된 채 아무 것도 주어지지 않은 공간 속에서 가만히 시선을 돌리는, 그러면서 실패와 부재를 계속해서 목격하는 행위의 풍경은 이전보다 더 공허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처럼 계속된다. 실패와 부재를 목전에 두고 무시하고 그것을 다시 반복하는 모습은 기약없는 기다림을 떠올린다. 이러한 기다림은 한편으로는 경로를 재탐색하며 스스로 경계를 흐려버린 의지보다 강하고 묵직한 의지로 비쳐진다.

3. 엄지은
엄지은은 생활 도처에 깔려있는 풍수지리라는 오래된 믿음과 집에 얽힌 이상하고도 통상적인 규칙들을 전시에 가지고 온다. 그는 흙, 불, 물, 나무, 쇠로 일컬어지는 오행을 공간에 대입하고 액운을 누르고 풍수지리를 기반으로 집안에 펼쳐지는 평범한, 기이한 풍경들을 변주한다. 이러한 임의적이고 자의적인 변주의 행위는 괴이하지만 주변을 촘촘하게 둘러싸고 있어서 규칙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믿음과 일상 사이의 작은 간극을 드러낸다. 동시에 변주의 행위는 이러한 간극 사이에 적응하려는 노력이다. 엄지은은 좌절 대신에 적극적이면서도 자의적인 변주를 통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적응’한다.

4. 토크는 힘이 아니라 회전운동을 할 때 나타나는 회전의 경향의 척도이다
어떤 물체의 중심축에 토크가 가해지면 축을 중심으로 물체의 회전상태와 각 운동량이 바뀐다. 토크는 실질적인 힘이 아니라 힘을 변화시키는 요소다. 계속되는 회전에는 토크가 필요하다. 토크는 절대적인 힘이 아니라서 강력하지 않지만 어떤 상태를 계속해나가거나 조절하는데 필수적이다. 어떤 문제적 상황을 직면했을 때 각자의 대처 방식은 다르다. 문제적 상황을 아예 타개할 수도 있지만, 단지 문제적 상황 속에 내가 놓여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상황 속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나름대로의 방법을 모색하는 정도로 상황을 서서히 바꿔나갈 수도 있다. 후자의 대처 방식은 짙게 깔린 근심 속에서 발휘되는 모종의 기운과 의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생활의 지속을 위해 토크를 계속해서 가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고 두드러지지도 않는 이 ‘힘’은 계속해서 우리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전시 전경
작품 이미지

엄지은, <방지턱>, 나무, 무균모래, 50 x 50cm, 2017
Jieun Uhm, Speed Bump, wood and aseptic sand, 50 x 50cm, 2017

엄지은, <자연-광물-인테리어>, 동도지, 나무, 시트지, 돌, 가변크기, 2017
Jieun Uhm, Natural-Mineral-Interior, dongdoji, adhesive sheet, wood and small rocks, dimensions variable, 2017

김규림, <사막과 바깥>, 싱글 채널 비디오, 9’00”, 2016
Kyulim Kim, The Desert and the Outside, single channel video, 9’00”, 2016

김규림,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비디오 루핑, 설치, 가변크기, 2015
Kyulim Kim, “Searching for Alternate Route”, looping video with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 2015

엄지은, <쇼파와 산 그림>, 시트지에 인쇄, 드로잉, 150 x 60 x 100cm, 21 x 30cm, 2017
Jieun Uhm, Sofa & Mountain, print on adhesive sheet, drawing, 150 x 60 x 100cm, 21 x 30cm, 2017

엄지은, <방지턱>, 싱글 채널 비디오, 8’00”, 2017
Jieun Uhm, Speed Bump, single channel video, 8’00”,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