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workshop

[O’NW 출간기념 좌담회] 임영주 <돌과 요정> 프로젝트 『괴석력』

일시2016.10.24 (월) / 오후 7시-8시 30분
장소더 북 소사이어티_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0길 22 2층
패널김시덕(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 박찬경(작가), 임영주(편저자, 작가)
문의Tel. 070-4401-6741 / onewwall@onewwall.com
│기획 의도│

당신은 돌이 건넨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임영주의 ‹돌과 요정›은 돌이 자신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실 일상에서 흔하디 흔한 돌에 특별한 관심을 두기란 쉽지 않다. 돌이 지닌 이러한 편재성(遍在性)은 자연을 대표하는 상징이자 반대로 자연을 극복하는 문명과 과학의 상징이 되도록 했다. 인간은 돌을 부딪쳐 불을 발견했고 돌을 깨뜨려 문명의 도구를 발명했다. 돌에 남겨진 역사적 흔적이 현재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 또한 나무나 흙보다 단단한 돌의 물성 때문이다. 이렇게 인류 문명의 역사를 함께한 돌은 우리가 묻는 어떤 질문에도 답을 줄 수 있을지 모른다. 만일 당신도 돌의 대답이 궁금하다면 먼저 그것을 가만히 들여다 봐야할 것이다.

  임영주의 ‹돌과 요정›은 돌의 순수한 물성과 이를 둘러싼 기이한 능력에 대한 탐구를 영화, 전시, 책으로 엮은 프로젝트다. 돌에 대한 작가의 리서치는 1999년에 건설된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시작되었다. 풍수지리적으로 음기가 강한 지형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내에 남근석을 설치하여 음양의 조화를 이뤘다는 주장을 접한 작가는 직접 그 지역과 주변인들을 탐방하였다. 이를 통해 작가는 오래전부터 내려온 음양사상이 현대 사회의 세속적 믿음과 결합되는 현상과 함께 단순한 물질이 기이한 능력을 획득하는 과정의 상관관계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작가의 관심은 우주에서 떨어진 ‘상서로운’ 돌과 돌 사이에 숨겨진 ‘빛나는’ 돌을 찾는 사람들 즉, 운석과 금을 찾는 동호회로 이어졌다. 작가가 이런 모임에 주목한 이유는 이들 속에서 미신과 과학의 경계에 걸쳐있는 특수한 ‘믿음의 구조’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작가의 리서치에 따르면 금을 찾는 사람들은 하루 평균 소요경비 10만 원에 비에 턱없이 부족한 5천 원 미만의 채취량에도 불구하고 사금 조각을 ‘요정님’이라 부르며 금쪽 같은 휴일을 헌납하며, 운석을 찾는 사람들 역시 하늘에서 떨어진 ‘돌’이 우주로부터의 어떤 특별한 계시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작가는 자연 사물과 관련한 동호회 활동이 현대 사회의 새로운 문화가 아닌 민간신앙이 계승된 대안적 유사 자연종교로서 역할한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이런 동호인들의 모습은 프로젝트와 동명인 판타지 다큐멘터리 형식의 ‹돌과 요정›으로 제작되었다. 이는 대부분 평범한 직장인인 실제 모습과는 달리 동호회 안의 닉네임이 무협지의 등장인물과 같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단순 취미 이상으로 동호회 활동에 열중한 그들이 돌을 통해 찾는 것은 무엇일까? 또한 그들이 주장하는 돌에 서려 있다고 믿는 영험함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돌과 요정› 프로젝트의 출간물인 『괴석력』은 작가의 리서치를 기반으로 관련 기사, 인터뷰, 연구 논문 등을 더해 돌을 둘러싼 이야기에 더욱 심층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기반이 되는 물질과 에너지의 상관관계(돌의 물성이 믿음이란 에너지를 통해 또 다른 초자연적 에너지로 치환되는 현상)는 작가에 의해 과학의 기초를 이루는 요소로 표현되며 내용 구성 역시 과학적 가설의 입증 방식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는 수집된 사례에 대한 분석적 사실의 결과 도출보다는 물질과 에너지 사이의 드라마, 즉 서사 구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듯하다. 작가는 사례 연구를 통해 지목된 미신과 과학의 경계를 분리시키지 않고 오히려 그 모호함을 수용하며 합리적 사고체계에서 배제된 물성의 원시적 감각이 오늘날에도 현존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지난 세기 과학은 세계를 좀 더 합리적인 차원에서 이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자연 세계에 대해 온전한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 이것이 합리성을 기초로 과학 문명을 선택해온 현대 사회에도 미신이 존재하는 이유다. ‹돌과 요정›은 돌이란 보편적 물질과 관련된 초자연적 현상에서 민간 신앙의 흔적을 발견하고 우리 사회 깊이 내재된 독특한 믿음의 구조를 추적한다.

  <돌과 요정> 프로젝트의 『괴석력』 출간기념 좌담회가 독립출판서점 더 북 소사이어티에서 10월 24일 월요일 오후 7시부터 열리며 편저자인 임영주(작가)와 초청 필자인 김시덕(서울대 규장각한국학 연구원 교수), 박찬경(작가)이 패널로 참여한다.

글_송고은(<돌과 요정> 프로젝트 협력큐레이터)

│패널 소개│

임영주
IM Youngzoo
(작가, 편저자)

1982년 출생.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통속, 믿음, 우주, 설화 등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를 다양한 매체로 풀어내고 있다. 2014년 『삼신뎐』(미디어버스), 2015년 『공동수련; 辱보다』 (북노마드), 2016년 『돌과 요정 1 괴석력 怪石力 ODD ROCK FORCE』 (오뉴월 출판), 『돌과 요정 2 오늘은편서풍이불고개이겠다』(서울시립미술관)를 쓰고 엮었다.

김시덕
Kim Shi-dug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

1975년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학부와 석사를 거쳐, 일본의 국립 문헌학 연구소인 국문학연구자료관에서 박사.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 인간 정신과 행동의 근본에 자리한 “전쟁”이란 무엇인가를, 전쟁의 기억이 담긴 문헌을 통해 추적하고 있다.

『이국 정벌 전기의 세계 – 한반도・유구열도・에조치 -』(가사마쇼인)와『임진왜란 관련 일본문헌해제 – 근세편』(도서출판문, 공저)을 2010년에 출간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히데요시의 대외 전쟁』(가사마쇼인, 공저), 2012년『그들이 본 임진왜란』(학고재)과『일본과 이국(異國)의 전쟁과 문학』(가사마쇼인, 공저), 2013년『교감 해설 징비록 – 한국의 고전에서 동아시아의 고전으로』(아카넷), 2014년『그림이 된 임진왜란』(학고재), 2015년『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메디치미디어)와『일본인은 일본을 어떻게 보아왔는가』(가사마쇼인, 공저), 2016년『바다를 건너는 역사서 – 동아시아의 “통감(通鑑)”』(벤세이슛판, 공저)과『근세 일본의 역사 서술과 대외 의식』(벤세이슛판, 공저) 등 “전쟁의 문헌학”에 관한 저서를 매해 출간하고 있다. 최근작은 『이국 정벌 전기의 세계』의 번역서인 『일본의 대외전쟁』(열린책들, 2016)이 있다.

박찬경
Park Chan-kyong
(작가)

박찬경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작가이자 영화 감독이다. 분단과 냉전, 한국의 종교 문화 등을 주제로 다룬다. 주요 영상 작업으로는 ‹세트›(2000), ‹파워 통로›(2004), ‹비행›(2005), ‹신도안›(2008), ‹광명천지›(2010),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2011), ‹파란만장›(2011, 박찬욱 공동 감독), ‹만신›(2013) ‹시민의 숲›(2016) 등이 있으며 광주 비엔날레, 암스테르담의 드 아펠 아트센터, 로스엔젤레스의 레드캣 갤러리, 서울의 아틀리에 에르메스, 뉴욕의 Tina Kim Gallery 등 여러 곳에서 작품이 소개된 바 있다.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 (2004),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영화부문 황금곰상(2011),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부문 대상(2011), 토론토 릴아시안영화제 최우수작품상(2015), 들꽃영화상 다큐멘타리 감독상(2015) 등을 수상하였다. ‘미디어시티서울 2014’ 예술감독으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