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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 반더루스트

전시작가토비아스 브렘벡, 프리데리케 하우그, 하랄드 클링엘휄러, 프리츠 슈베글러, 종숙 윤 / Tobias Brembeck, Friederike Haug, Harald Klingelhöller, Fritz Schwqgler, Jongsuk Yoon
장르설치, 조각, 드로잉, 사운드작업 / Installation, Sculpture, Drawing, Sound work
오프닝2017. 10. 17 (화) 오후 5시
전시기간2017. 10. 17 (화) - 11. 4 (토)
장소서울시 성북구 성북로8길 8-6, 오뉴월 이주헌
입장료/관람료없음
관람시간 및 휴관일월-토 11:00-18:00 / 일,공휴일 휴관
Introduction

“Wanderlust: 반더루스트“ 그룹전에는 독일 뒤셀도르프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하랄드 클링엘횔러와 토비아스 브렘벡, 프리데리케 하우그, 윤종숙 작가와 30년 동안 뒤셀도르프 미술대학의 교수 및 작가로 활동해오다 지난 2014년 작고한 프리츠 슈베글러의 작업 세계가 조형 작업, 드로잉, 설치, 사운드 작업, 아티스트 북을 통해 조명된다.

“반더루스트”를 두덴 독일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도보 여행을 하다, 목적없이 거닐다, 방랑하다“라는 의미의 동사 “Wandern“과 “소망, 쾌감, 유쾌, 즐거움“이라는 뜻의 명사 “Lust“의 복합어로서 “하이킹(걷는)의 즐거움”,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세상을 탐험하고자 하는 강렬한 마음” 등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중반까지 독일어 문화권에서 나타난 낭만주의의 자연 발견과 동화의 욕구를 드러내는데, 독일 수공업자들의 전통적 도보여행 기간을 뜻하는 “Wanderjahr”  (Wandern이 연도를 뜻하는 Jahr와 결합한 단어)에도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반더루스트”는 참여작가들의 작업이 특정 공간과 세계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암시하며, 특히 전시 공간에 맞추어 특별히 제작된 작업을 통해 장소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는 의도를 지닌다.

자신을 “언어의 플라뇌르(산책자)로 칭하는 하랄드 클링엘횔러(Harald Klingelhöller)는 80년대부터 조형작업을 통해 언어를 시각적 이미지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줄 사슬 작업은 공간에 따라 사슬의 길이, 설치 방식, 색이나 재료의 사용을 달리하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상상적 공간에 대한 풍부한 문제의식을 제공한다. 또한 공간, 장소를 암시하는 제목은 다시 한 번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가는 “…공간에서 작품과 관객과의 거리, ‘사이’ 공간의 형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내 작업을 통해서 관객이 공간에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관객과의 소통, 공간에 대한 관객의 시각 변화가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함을 강조한다. 윤종숙(Jongsuk Yoon) 작가는 클링엘횔러와 추상적 이미지로의 변환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다.클링엘횔러가 실제 공간에 대한 조형적 접근이 특징적이라면 윤종숙은 일상과 자연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캔버스와 드로잉 작업으로 풀어낸다. 특히 자연은 그녀의 작업에서 구심점을 이루는데 캔버스 안의 질서 혹은 무질서, 색의 조화와 대비가 시각적 언어의 바탕을 이루는 그녀의 추상화 작업은 관객을 작가만의 독특한 풍경들로 이끈다. 프리데리케 하우그(Friederike Haug)는 이번 전시에서 독일 민간 전설 “로렐라이”를 다룬 공간 설치 작업과 사운드 작업을 선보인다. 하인리히 하이네 작사, 프리드리히 질허의 작곡의 독일 민요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이 전설은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라인강 기슭의 로렐라이 바위로 이끌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여인의 모습, 많은 이들을 사로잡은 로렐라이의 전설은 바닥 설치 작업과 사운드 설치작업을 통해 관객을 상상의 세계로 유혹한다. 토비아스 브렘벡(Tobias Brembeck)은 깃발 작업을 통해 전시장 공간에 대한 관객의 환기를 불러일으키는 접근을 시도한다. 이 작업은 사회, 예술, 정치에 대한 작가의 스쳐 지나가는 생각의 조각들로 이루어진 “PLC and Unplc–깃발”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업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언어를 매개체가 쓰지 않으면서 이미지와 재료의 속성만으로 관객과의 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한다. 또한 전통 한옥의 구조를 지닌 오뉴월 이주헌에 대한 작가의 인상이 반영된 조형 작업도 함께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작업은 프리츠 슈베글러(Fritz Schwegler)의 접이식 아티스트북을 제작 브렘벡 작가가 슈베글러의 과거 전시를 모티프로 삼아 설치한 작업이다. 이를 통해 슈베글러의 아티스트 북이 가진 조형적 성향을 돌아보고, 그가 아티스트 북에 지녔던 특별한 관심, 그의 작업 전반에서 두드러진 이미지와 언어의 조합에 주목한다.

프리츠 슈베글러는 한 전시 오프닝 연설문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이라면, 거닐어야만 한다.“(Wer leben will, muss man wandern.)라는 문장이 세상의 이치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의 삶을 체념하지 않으려면, 삶 속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는 그의 말은 “걷기“라는 행위가 앞으로 나아가는 단순한 행위에서 더 나아가, 삶을 대하는 자세와 연관 짓게 만든다. 또한 그는 “걷기“를 관객이 현대미술(가)와 사물, 주변을(예술 작업을 포함하여) 바라보는 자세로 연관 지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작가는 사람들이 자신을 마치 신기한 새의 일종인 것처럼 올려다 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이 앞을 보고, 걷기를 바라며 세상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사물에 있어 그 자체의 언어를 받아들이고, 어떠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내세우며 이를 강요하지 않기를 바란다.“

독일현대미술, 다양한 세대의 조합

2003년 중앙일보는 “여름 화단에 독일이 몰려온다”라는 제목으로 당시 열린 부산시립미술관 의 “독일현대미술”전을 비롯해 현대 갤러리의 “독일 현대미술3인”전,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 미술관의 “볼프강 라이프”전, 서울 아트 선재 센터의 “크리스티안 얀코프스키”전을 집중 보도한 바 있다.  이 기사는 프리츠 슈베글러가 참여한 “독일현대미술전”에 대해 소개하면서, 그의 작업에 “언어와 드로잉과 조각을 엉뚱하게 조합해 책처럼 만든”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슈베글러는 30여 년간 뒤셀도르프 예술대학의 교수로서 카타리나 프리치, 토마스 데만트, 토마스 쉬테 등 세계적 작가들을 배출하였으며, 독일 현대미술의 지표 역할을 하는 카셀 도큐멘타 5회와 8회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하랄드 클링엘휄러는 1993년부터 독일 칼스루헤 예술대학의 교수직을 맡아오며, 독일 현대미술과 국제현대미술의 장이 되어온 카셀 도큐멘타와 뮌스터에서 10년마다 열리는 “공공미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뮌스터 조각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이번 전시는 독일미술계의 한 획을 그은 두 작가의 작업을 한자리에 선보이고,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전시를 이어온 클링엘휄러의 작업을 한국에 처음 소개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또한 뒤셀도르프 대학 출신이며, 이 두 작가 이후의 세대인 토비아스 브렘벡과 윤종숙, 프리데리케 하우그의 작업은 한국 관객들로 하여금 독일 현대미술의 최신 현장을 접할 기회가 될 것이다. 11월 중순경에 발간 예정인 카탈로그에는 미술사학자, 평론가 정은영 교수의 전시 평론을 비롯해, 독일 작가 마리온 포쉬만(Marion POSCHMANN, 1969)의 시집 ‘달이 없는 밤에 달 보기’에서 발췌한 글이 포함된다. 그녀의 시집은 독일 언론에서 “관찰의 학교로서의 시”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자연과 문학, 현대 사회에 대한 폭넓은 주제를 시와 에세이에서 다룬 공로로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문학상“(2007), “콘라드 아데나우어 문학 후원금“(2009), “빌헬름 라베 문학상“(2013), “뒤셀도르프 문학상“(2017) 등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는 ARKO(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7년 국제교류 공모사업 1차’에 선정되어, 이의 후원으로 이루어진다.

글_변지수(전시기획/독립큐레이터)